[인문] 유럽 도자기 여행 - 북유럽편

2021. 7. 8. 13:48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유럽 도자기 여행 - 북유럽편 > | 조용준 지음 | 도도

 

지난번 읽은 <유럽 도자기 여행 - 동유럽편>에 이은 북유럽편이다. 이렇게 보니 유럽 곳곳에서 다양한 도자기를 생산하고 있고 유명한 제품이 많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물론 중국이나 일본으로 부터 도자기를 수입하는 과정부터 시작하여 자체적인 기술로 발전하는 과정은 비슷한 것 같다. 이에 추가적으로 뛰어난 디자이너를 통해 차별화된 자기 제품을 생산하고 세계적인 도자기를 발전하는 과정을 잘 볼 수 있었다.

이전에도 느낀 것이지만 도자기에 대한 저자의 폭넓은 지식과 일일이 현장을 방문한 노력에 감탄할 수 밖에 없다. 방대한 분량의 책을 여러권 집필하는 노력에 비해 과연 얼마나 많은 독자가 이 책을 볼까 하는 의문이 들곤 한다. 하지만 소수의 독자라고 하더라도 유럽의 도자기의 역사와 흐름, 그리고 그 변천사를 알고자 한다면 꼭 참고할 만한 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경질자기, 즉 우리가 늘 말하는 동양권 자기가 아닌 연질자기의 경우 이탈리와 프랑스가 유럽의 다른 지역보다 훨씬 역사가 깊다. 그러나 이탈리아와 프랑스 등보다 앞서 독일 마이슨의 경질자기 기법을 터득해 도자기를 먼저 만들기 시작한 것은 바로 북유럽의 스웨덴이었다. 

서유럽 도자기와 북유럽 도자기는 특징이 완전히 다르다. 우아한 발레리나와 거친 스트리트 댄서의 대비 정도로 생각하면 되겠다. 거친 환경 탓도 있겠지만 북유럽 도자기들은 장식미보다 실용성이 훨씬 강조되기 때문에 디자인이 매우 단순하다. 그러나 그 단순하면서도 대범한 디자인이 오늘날 많은 여성을 매혹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책은 서유럽 편과 비슷하게 베르메르 팔레트의 파란색이 어디서부터 왔는지에 대한 설명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북유럽 각 나라의 도자기 회사에 대한 설명과 기술적인 흐름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한다. 역사적인 흐름과 인물에 대해 소개, 그리고 각 시대별 제품의 특징에 대해서도 사진을 곁들여 잘 보여주고 있다. 시간이 없다면 책에 있는 도자기 사진과 그 설명만 읽어도 상당히 얻는 것이 많을 것 같다.

네덜란드에서 출발하여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 러시아로 이어지는 북유럽 5개국 도자기를 설명한다. 이 중 많은 나라가 디자인 강국이다. 특히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은 국내에서도 많은 호응을 얻고 있는 디자인이다. 실용성과 친밀감을 바탕으로 단조롭지만 마음을 끄는 문양들이 도처에 나타난다.

북유럽 각국에 대한 설명이 끝나면 마지막에 그 나라의 도자기 공장을 방문하는 방법이 잘 설명되어 있다. 교통편과 주변 환경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벤트에 대해서도 설명되어 있다. 이 책을 읽은 후 소개된 나라를 방문한다면 한번쯤 시간을 내서 방문해 볼만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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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유럽도자기여행-동유럽편

2021. 3. 17. 12:54 | Posted by 꿈꾸는코난

< 유럽도자기여행 > | 조용준 지음 | 도도

 

백화점 그릇 코너를 둘러보면 종종 화려한 유럽 도자기 그릇이 눈에 많이 띈다는 것을 느꼈다. 계속 도자기는 한국과 중국, 일본 등 동양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유럽산 도자기를 보고 굳이 수입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이 책은 이런 나의 선입관을 완전히 깨뜨리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물론 유럽 도자기가 동양의 영향을 많이 받기는 했지만 동양과는 다른 독창적인 디자인과 기술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실제 가격을 확인해 봐도 생각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판매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책의 제목은 도자기여행이지만 엄밀히 말하면 여행기가 아니라 답사기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동유럽 여러 나라를 거치며 다양한 박물관에서 찍은 수많은 사진들은 마치 내가 박물관에서 직접 보고 있는 듯한 현실감을 생생하게 느끼게 해 준다. 더불어 거쳐간 곳곳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후에 여행을 하게 된다면 소중한 길라잡이 역할도 톡톡히 할 것으로 생각된다.

 


동양과 서양의 도기와 자기의 구분법이 약간 다르다. 중국에서 도기는 철 함유량이 3% 이상인 보통의 점토를 사용해 900도 내외의 온도에서 구운 것을 의미하고, 자기는 철 함유량이 3% 이하인 자초를 사용해 1300도 이상의 고온에서 구운 것을 말한다. 그러나 서구에서는 가소성이 높은 점토를 사용해 800~1000도의 온도에서 구은 것을 도기라 부르고, 불순물을 많이 함유한 점토에 유약을 바르지 않고 1200~1300도의 온도에서 구운 것을 석기, 고령토와 백돈자를 혼합한 재료로 약 1280도의 높은 온도에서 구운 것을 자기라 부른다.
- p.28 -

우리는 그냥 도자기라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구분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동양과 서양도 제작 방식에 따라 조금 차이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새삼 동양에서만 만들어 왔다고 생각한 내 자신의 생각이 너무 좁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또한 유럽 여러 기술자들이 자신들만의 독자적인 기술을 가지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것도 느낄 수 있었고, 그 가치를 인정한 부유층 또는 왕족들이 많은 투자를 하여 현재의 기술적인 인정을 받게 될 수 있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유럽의 건축물들이 벽을 프레스코 벽화처럼 그림으로 장식하는 대신 타일을 사용한 것도 가깝게는 이베리아 반도의 아줄레주 영향이지만 그 뿌리는 페르시아와 동양 자기에 있다. 그렇게 타일은 유럽에서 하나의 문화양식이 되었다.
반면 한국은 여전히 타일을 예술적 오브제가 아닌, 욕실과 화장실, 부엌 일부분에 사용하는 건축 자재로만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렇다 하더라도 인간의 일상생활에서 몸을 씻는 일과 음식을 조리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 그런 장소를 장식하는 타일에 미학적 가치를 부여하는 건축문화 조성을 위해서는 전반적인 미적 수준이 향상되어야 한다.
- p.217 -

다른 나라와 우리나라를 비교해보면 타일의 사용 방법에 차이가 많이 나는 것 같다. 외국의 경우 건물 전체를 화려한 타일로 장식하거나 벽면 전체를 타일로 장식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예외적인 몇몇 건물을 제외하며 어김없이 욕실이나 주방 일부에만 타일이 사용되고 있다. 문화의 차이일 수도 있고 건축 자재에 대한 선입견일 수도 있지만 건축물에 좀 더 다양한 자재를 사용하여 미적인 가치를 높이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책을 읽어보면 이미 알고 있는 지식을 다시 이해할 수 있는 책과 어렴풋이 알 고 있던 지식을 좀 더 확실히 알게 해주는 책이 있다. 이 책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지식을 알려주는 책의 범주에 속하는 것 같다. 그리고 그 지식도 방대한 양과 함께 역사적인 사실까지 알려주는 소중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기회가 된다면 또 다른 유럽 도자기 여행책인 북유럽과 서유럽 편도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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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한일공동정부

2020. 12. 4. 18:31 | Posted by 꿈꾸는코난

< 한일공동정부 > | 조용준 지음 | 도도

 

지난날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우리나라와 일본간의 관계는 결코 우호적인 관계가 유지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든다. 물론 경제적인 관점과 국방에 대한 관점에서는 각자의 이익을 위해서는 상호 협력이 가능하겠지만 외교적으로나 국민 정서 관점에서는 어려운 부분이라고 생각이 든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상황을 보면 도리어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지는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일왕 행사나 자위대 행사에 국회의원이나 정치인이 참석하는 것, 몇몇 학자들이 일본의 침략과 다양한 학대 행위에 대해 편향된 해석을 내 놓은 것등을 봤을 때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지 의문점이 들었다. 이뿐만 아니라 국민의 정서에 반하는 친일본적인 생각을 가진 많은 정치인들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이해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그동안 궁금했던 많은 것들이 정리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물론 솔직히 말하면 이 책의 모든 내용에 100% 동의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일단 저자가 수집한 다양한 자료와 인터뷰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지만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추측인지는 불분명하다고 생각은 든다. 하지만 분명 이 책에서 언급되는 다양한 사실 관계가 무시할수만은 없는 인과관계를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만은 명확한 것 같다.

 

일본을 지배하는 일본 내의 특정 지역 인맥은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해방 이전 만주국이라는 허울뿐인 국가를 일본이 세우고 이 만주국에 우리나라 사람들로 여러명 관여하게 된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박정희이다. 박정희는 이 만주에서의 인맥을 바탕으로 5.16 군사정변과 한일 국교정상화 단계까지 이어진다. 물론 만주국을 만들고 그 만주국에서 시행했던 몇몇 정책이 경제정책 5개년 계획이라는 이름의 경제개발 정책으로 적용된 것도 사실인 것 같다.

 

박정희의 친일 논란은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그 이후의 김종필이나 전두환, 노태우, 그리고 최근 박근혜까지 여전히 일본의 영향은 계속 이어져 왔다고 볼 수 있다. 이는 해방 이후 제대로된 친일 청산이 이루어지지 못해 일제 치하에서 활동한 친일 경찰이나 공무원, 교육자, 정치인들이 그대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고, 이들이 다양한 방면에서 실권을 잡으면서 친일 청산은 점점 요원해지는 상황으로 이어진 영향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정치뿐만 아니라 경제분야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서울 지하철이나 삼성전자의 시작도 제대로 따져보면 일본 자금의 유입이 지대한 영향을 미쳤으며 그 댓가로 그 당시 정권의 비자금으로 상당수 흘러들어갔다는 것을 예상해 볼 수 있다. 그 근간에는 한일경협자금을 통해 정치인과 전범기업들이 잇권을 나누어 가지고 정권 유지를 위한 정치자금으로 활용했을 것이란 추측을 해 볼 수 있다.

 

형식상으로 분명 대한민국은 1945년 일본으로 부터 해방된 국가이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김대중 정부 이전까지는 일본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고 일본의 영향을 받는 국가였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솔직히 믿기 싫지만 그 이전의 정부에서 행한 다양한 정책과 방향을 본다면 부인하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박정희의 한일 국교정상화에 담긴 여러가지 이야기들, 이명박의 독도에 대한 언급, 박근혜의 정책 등 끊임없는 친일본 정책은 엄연한 현실이다. 그리고 사회 각 방면에서 이러한 분위기는 계속 유지되고 있다는 것도 슬프지만 현실인 것 같다.

 

과연 우리는 무엇을 해야할까? 독일과 마찬가지로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된 친일 청산이 필요하지 않을까? 일본은 여전히 힘으로 아시아를 재패하겠다는 망상을 가지고 있고, 여전히 한국을 타겟으로 잡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해야할 일은 일본의 진실을 제대로 알고, 일본에 종속적인 정치인과 언론인, 학자들을 제대로 식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직 그러한 부류들이 사회에 만연해 있지만 제대로 된 사회 방향과 정책이 만들어진다면 그 부류들이 영향력을 미치는 것이 줄어들 것이고, 제대로 된 국가로서의 면모를 세워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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