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혼자 걷고 싶어서

2022. 3. 19. 23:31 | Posted by 꿈꾸는코난

< 혼자 걷고 싶어서 > | 이훈길 지음 | 꽃길

 

대중교통이 잘 갖춰져 있고 많은 가구가 차를 가지고 있는 시대를 우리를 살아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일상의 간편함을 위해 짧은 거리도 다른 교통 수단을 이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조금은 여유로운 일상을 추구하고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때문에 걷는 사람도 많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인것 같다. 특히 아침, 저녁으로 산책로에는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것을 보게 된다.

도심을 걸으면서 주변 사물이나 공간에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것 같다. 다들 목적지를 향해 바쁘게 걷고 있고 그렇지 않다면 휴대폰을 보며 걷는 사람도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조금만 관심을 기울인다면 우리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주변 공간이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매번 지나다니는 길에 있는 다양한 건물이 사실은 역사적인 의미가 있거나 건축학적으로 또 다른 면을 볼 수 있는 그런 측면말이다. 그리고 이런 느낌을 통해 무미건조한 걸음이 소소한 행복으로 바뀌고 몸과 마음이 조금은 치유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총 10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각각의 파트에 해당하는 건축물이가 공간을 3개씩 선정해서 설명하고 있다. <재생>에서는 어린이대공원에 있는 꿈마루와 선유도공원, 그리고 이상의집에 대해 설명한다. 건물 및 공간에 부분 부분에 대한 사진과 그에 대한 설명을 추가해서 한층 이해를 높이고 있다.

"기억하고 싶은 공간과 기억되는 공간이 있다.
어떤 공간이라도 기억될 수는 있지만,
기억하고 싶은 공간은 그렇지 않다.
기억하고 싶은 공간을 만나게 되면
눈에 보이는 것뿐 아니라, 주변에서 들리는 소리,
코로 맡아지는 냄새, 입 안에 머무는 미감
그리고 피부로 느껴지는 촉감까지도 기억하게 된다.
내게는 어린이대공원 안에 있는 꿈마루가 그러하다."

<옛것>에서는 덕수궁과 동묘, 순라길에 대해 설명한다. 각각의 공간에 대한 역사적인 의미와 각 공간에서 드러나는 모습을 사진을 통해 간접 경험할 수 있다. 이런 설명과 사진을 통해 이미 방문했지만 그 의미를 다시 느끼게 되고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존재>에서는 낙원상가과 절두산성당, 그리고 태양의집(현 썬프라자)에 대해 설명한다. 낙원상가가 가는 의미, 그리고 이후 리모델링을 통해 달라진 점과 다양한 환경적인 요인과 상가 내부의 문제점으로 인한 고립성에 대한 언급을 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에서 변화를 꾀하고 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아울로 보여주고 있다. 한국 천주교의 역사가 깃든 공간이 절두산성당, 그리고 김중업 건축가가 어쩌면 상업시설로 유일하게 만든 작품으로 볼 수 있는 태양의집(현 썬프라자)의 의미도 다시 되새겨볼 수 있는 것 같다.

우리 주변에 특별한 건물이 한두개쯤 있으면 좋겠지만, 그리고 그 건축물이 아우디성당과 같이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건물이 되면 좋겠지만 도믄 건물물이 그럴 수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매일 마주하는 일상으로서의 건축물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 같다. 우리의 일상과 같이 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건축이 필요하고, 이 공간을 통해 삶의 편안함과 여유러운을 만끽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우리 자신이 그런 느낌을 즐길 수 있는 삶이 되도록 조금의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다.

책의 구성이나 내용은 만족스러웠지만 종이 재질이 빛을 반사하는 느낌이어서 책을 읽는데 조금 불편함을 느꼈다. 그리고 글자 크기가 작아서, 특히 사진 옆에 있는 부연설명을 읽기가 상당히 까다로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런 불편함에도 이 책은 나름의 가치와 의미를 제공해 준다고 생각한다.

< 우리 함께 살아갑니다 지금 이곳에서 > | 글로벌협력의사11인 지음 | 꽃길

 

세상에는 다양한 형태의 봉사를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우리가 생각하지도 못한 곳에서 생각하지도 못한 방법으로 다양한 봉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중에서 진심으로 존경스럽게 바라보는 봉사가 의료봉사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아플 때 언제라도 저렴한 비용으로 가까운 곳에서 최고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의료보험에 가입되어 있어야 하지만 대다수 국민이 의무적으로 가입되어 있기에 그 유용함은 제대로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해외를 나가거나, 또는 해외의 빈곤 국가를 방문해보면 알겠지만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받는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체감하게 되는 것 같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의료체계가 접근성 및 효율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이런 대한민국 정부는 의사를 파견해 지구촌의 아픈 사람을 치료해 주고 있다. 1968년 처음 한국 의사를 파견한 이래 현재까지 계속하고 있다. 지구상에는 의사가 부족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람이 터무니없이 많다. 이런 나라를 위해 글로벌협력의사로 파견되어 의료 서비스와 함께 그 나라에 맞즌 제대로 된 의료 시스템까지 정착을 시킨 의사들의 이야기가 있다. 초반에는 병역 대신 나갈 수 있었지만 점점 본인의 의지와 봉사에 대한 열망으로 다시 파견되는 의사들이 많은 것 같다. 그리고 단순히 의료 행위만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그 나라에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파악해서 제대로 된 의료 시스템이 갖춰지도록 주도하는 역할까지 담당하고 있는 것 같다.

 

대한민국 의사로서 살아간다면 부족함없이 많은 것을 누리고 살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풍요를 모두 버리고 말도 제대로 통하지 않는 나라에 가서 몇 년간 봉사하는 의사를 보면 저절로 숙연해진다. 무엇이 그 의사들이 그런 선택을 하도록 만들었을까? 글로벌협력의사는 아픈 사람을 치료해주는 의사이자 그 의사를 가르치는 의사들이다. 다들 알다시피 의사는 누군가의 삶에 있어 꼭 필요한 존재이지만 쉽게 만들어지지도 않고 스스로 책을 보고 익힌다고 의사가 될 수도 없다. 분명 제대로 된 의사가 양성되기 위해서는 지식뿐만 아니라 누군가의 뒷받침이 꼭 필요한 것 같다. 누군가는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의료서비스가 누군가에게는 접근조차 쉽지 않는 것이라는 것을 느끼게 될 때 인류애의 정신으로 글로벌협력의사를 자원해서 봉사하는 것 같다.

 

물론 글로벌협력의사가 그 나라에서 주도적으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그 나라 정책이나 문화에 맞춘 방향성을 찾는 것도 필요하고 그 나라 의료진과 제대로 된 협업 체계를 갖추는 것도 필요하다. 궁극적으로 그 나라 의사로 구성된 의료 체계가 갖춰져야 발전 가능한 의료시스템이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모든 것을 변화시키겠다는 큰 욕심을 가지고 시작하지만 실상 그 나라의 현실을 무시하고는 어떤 일도 제대로 될 수 없다는 것을 많이 보여준다. 우리가 볼 때는 불합리하고 억지스럽다고 생각하지만 그 나라 현실에서는 너무나 당연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결국 그 나라 현실에 맞게 시스템을 갖추고 의료진을 교육하고 양성하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할 수 있는 봉사가 있고 마음만으로 될 수 없는 봉사가 있다. 특히 의료봉사의 경우 마음만으로 되지 않은 봉사라고 생각한다. 극히 예외적인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이미 대학을 졸업한 일반 사람이 봉사에 대한 신념으로 다시 의사가 되서 의료봉사를 자원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내가 할 수 없는 영역에서 묵묵히 봉사를 하는 글로벌협력의사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다. 여러가지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생명에 대한 소중함 하나로 불편함을 감수하는 그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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