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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미래로 부터의 탈출

2021. 12. 3. 21:22 | Posted by 꿈꾸는코난

< 미래로부터의 탈출 > | 고바야시 야스미 지음 | 김은모 옮김 | 검은숲

 

인류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기술의 발전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진 이후의 미래는 어떨까? 일부는 인류의 지나친 욕심으로 인해 파멸에 이른다는 논리를 펴곤 한다. 일부는 그대로 인류의 자정 노력으로 인해 지금보다 발전된 미래의 모습을 언급하곤 한다.

지금보다 발전된 미래의 모습을 언급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생각하는 모습 중의 하나는 인공지능과 로봇이 인류와 공존하는 모습이다. 복잡한 것은 인공지능이 대신해 주고 어렵고 힘든 것은 로봇이 대신해 주는 모습이다. 특히 로봇은 인간이 인위적으로 100% 만든 로봇도 있지만 인간 자신이 자신의 몸이 기계를 부착하는 사이보그 형태도 존재한다.

로봇에 관한 언급 중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원칙인 로봇 공학 3원칙이 있다.  1원칙은 로봇은 인간에게 해를 입혀서는 안 된다. 그리고 위험에 처한 인간을 모른 척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2원칙은 제1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로봇은 인간의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는 것이다. 3원칙은 제1원칙과 제2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로봇은 로봇 자신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인간 자신이 자신의 몸이 기계를 부착한 사이보그는 로봇 공학의 인간에 부합해서 로봇의 보호를 받을 수 있을까? 만약 자신의 몸을 대부분 로봇으로 대체한 인간이라면 어떨까?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하면 복잡한 문제가 야기될 수 있을 것이다(물론 로봇이 보편화되었을 때 과연 로봇 공학 3원칙이 얼마나 철저하게 지켜질지는 의문이다).

이 소설의 시작은 주인공인 사부로가 숲을 빠져나가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과거로 돌아가서 어느 시설에서 생활하는 모습으로 본격적인 소설이 시작된다. 여러 노인들이 시설에서 생활하지만 자신의 이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을 기억하지 못한다. 나이도, 왜 시설에 들어왔는지도, 지금 보고 있는 TV속의 경기를 예전에 본 것인지도 잘 모른다. 또한 시설을 관리하고 케어해 주는 직원들은 노인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말을 서로 주고 받는다. 일본어를 알아 듣기는 하지만 반응을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사부로는 이 모든 것이 이상하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왜 여기 들어왔는지도 모르고 나이도 모르는 것도 이상하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방에 있는 노트에 적힌 의미 심장한 메시지를 발견한다. 그 메시지를 출발점으로 자신의 논리를 전개하고 시설을 빠져나갈 궁리를 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자신과 뜻을 같이할 동료를 모으고 차근차근 준비해 나간다.

여기까지는 일반적인 추리 소설적인 요소가 다분하다. 자신이 발견하는 메시지를 통해 상황을 유추하고 다양한 시도를 통해 시설을 빠져나갈 궁리를 한다. 직원을 속이고 눈을 피해 건물밖으로 빠져나갈 수 있는 여지를 만든다.

건물 밖에서 만난 현실은 다분히 SF 적인 요소가 가득차 있다. 인간의 미래의 모습과 다양한 변형 인간들, 그리고 로봇으로 가득찬 세상을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왜 자신이 시설에 있었는지, 왜 아무런 제약없이 건물을 빠져나올 수 있었는지 이해하게 된다.

여러가지 이유로 다시 시설로 돌아가고 뜻을 같이한 동료들과 상황을 공유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지금의 현실을 다시 깊이있게 바라보고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책을 읽고 나면 왜 책 제목이 미래로부터의 탈출인지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인류 미래의 모습을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는 것 같다. 인공지능과 로봇으로 대변되는 미래의 모습에서 인간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을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추리와 SF가 결합된 흔하지 않은 소설의 형식을 띄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흥미만으로 끝낼 내용은 아닌 것 같다. 인류 미래의 모습을 다시 생각하게 하고 궁극적으로 인간이 원하는 미래가 무엇인지 고민하게 만드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 같다.

책이 정상 출간되기 전 가제본을 받아 미리 읽은 책이다. 표지 포함 거의 정식 출판본과 다를 것이 없어 보일만큼 가제본도 충실히 만들어진 것 같다. 그만큼 신경써서 준비한 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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