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관계를 읽는 시간

2018. 11. 5. 12:55 | Posted by 꿈꾸는코난

< 관계를 읽는 시간 > | 문요한 지음 | 더퀘스트


안정적인 애착이란 끝없는 '단절-회복'의 경험으로 만들어지는 동아줄이지, 부모의 초인적 인내와 정성으로 한번도 금가지 않고 빚어낸 도자기가 아니다. 그러니 제발 천사같은 부모가 되려고 하지 마라. 일시적인 단절을 받아들이되 다시 연결을 회복시켜주는 부모다 되다.                                                                          - p.91 -


사람들과의 관계가 서툴거나 다른 사람에게 거절의 말을 못하는 사람을 볼 때 대부분 그 사람의 선천적인 성향의 문제로 생각하곤 했다. 근데 이 책을 읽고 보니 단순 선천적인 성향의 문제 뿐만 아니라 성장해가면서 경험한 것들이 관계에 영향을 미치고 이러한 것들이 다른 사람과 공감하는 능력을 좌우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이 책에서 얘기하는 ‘바운더리’라는 개념에 많은 공감을 할 수 있게 되었고, 다양한 면에서 ‘바운더리’라는 개념을 사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한 인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이 어떤 환경과 문화에서 생활해 왔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함을 알 수 있게 되었다. 바운더리와 인간관계의 양상도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으며 이러한 문화의 차이는 대화 방식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익히 알고 있듯이 전통적으로 동양문화에서는 자아의 미분화 경향이 높아 집단을 중시하고 조화를 강조하는 관계로 자신을 드러내기 보다는 감추는 경향이 많음을 알 수 있다.


바운더리는 자기를 보호하는 방어적인 자기표현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 감정, 욕구를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을 때 잘 기능하고 있는 것이다.                     - p.225 -


바운더리를 다시 세워 가는 것은 유아동기의 애착손상까지 살펴봐야 할 정도로 뿌리 깊은 역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상당히 어려운 과정일 수 있다. 특히 애착 트라우마가 자아분화와 바운더리 이상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라 할 수 있다. 인간관계가 자꾸 꼬이는 것은 과거의 관계방식을 지금의 관계에 적용하기 때문이다. 바운더리를 다시 세워가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안전한 환경에서 재경험을 하는 것이 필요하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분리된 신경계를 통합하고, 과 각성된 스트레스 반응체계를 안정화시켜 나가고, 그 과거의 시간을 현재와 통합하여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어 가야 함을 보여주고 있다.


인간관계에 있어 가장 중요한 능력이 ‘공감’이라는 데 이견은 없을 것이다. 공감은 성인보다 아이에게 더욱 중요하다. 안정적 애착 형성과 자아 발달의 초석이 되기 때문이다. 공감을 통한 정서적 연결감이 잘 유지되어야 아니는 건강하게 자아를 잘 발달시킬 수 있다.                                                                                - p.93 -


전반적으로 다양한 사례를 들어 각각의 경우를 이해하기 쉽게 잘 설명해주고 있으며, 이론적인 부분도 상세히 잘 기술하고 있어 이론적 배경도 충분히 살펴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우리 시대에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이 이토록 많은 이유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미성숙하기 때문이다. 우리 시대에 정말 필요한 것은 개인의 자존감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존중이다.                                                                   - p.186 -


관계를 위한 관계에 매달리지 않고 인간 관계를 맺고 유지하기 위해 필요 이상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을 때, 서로의 관심사를 공유하고 공통의 경험 안에 머무를 때, 우리는 서로에게 좋은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다. 자기 세계를 세우고 그곳을 통해 걸어나갈 때 우리는 자아와 관계의 균형을 맞춰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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