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 저널리스트 : 조지오웰 > | 조지 오웰 지음 | 김영진 편역 | 한빛비즈


조지 오웰 이름을 들으면 떠 오르는 것은 바로 소설 "1984년" 와 "동물농장" 이다. 솔직히 이 두 소설을 제외하면 조지 오웰의 다른 면은 별로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리고 당연히 소설가만으로 생각했지 저널리스트로서의 조지 오웰은 잘 연상되지 않았다. 하지만 책을 읽어가다 보니 저널리스트로서의 조지 오웰과 유명한 두 소설의 소설가로서의 조지 오웰이 잘 겹쳐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당시의 다양한 현실과 사회 문제에 대해 객관적이고 이성적으로 분석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살아가면서 자신이 생각하는 진실에 대해 꿋꿋하게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특히 전세계적으로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현실속에서. 물론 이 책에 담겨있는 글이 조지 오웰이 쓴 모든 글은 아니다. 오랜 기간 동안 훨씬 다양하고 많은 글을 작성했을 것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조지 오웰의 철학과 생각이 잘 드러나는 글을 선별하고, 그 글들을 공통된 주제로 묶어 읽어보는 것은 조지 오웰의 관점에서 일관성을 가지고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된다.


책의 1부와 2부에서는 평등과 진실에 대해 이야기한다. 자신이 태어난 인도와 일정 기간 근무한 버마(미얀마)에 대한 글을 쓰면서 인종 차별과 유색인에 대한 차별에 대해 본인의 생각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에 담겨있는 글이 주로 1943년 부터 1946년 사이라고 보면 인종 차별이 여전히 곳곳에 숨어 은밀히 진행되는 현재 진행형 같아 보인다.


또한 역사에 대한 진실성도 역사적 증거보다는 전투의 결과에 더 영향을 많이 받게 되는 것을 보여주며, 이 때문에 전체주의의 무서운 점은 그들의 잔혹함보다 객관적인 사실을 부정하고 미래를 통제하려 한다는 경고 메시지를 전달한다.



3부는 전쟁에 대해 언급한다. 현실적으로 전쟁이 시작된 상황에서 전쟁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현실 도피나 다름없다고 본다. 상대에 따라 차악을 선택하고 지지해야 할 필요도 있다. 하지만 아무리 상대가 광신적으로 행동한다 하더라도 지성을 가지고 행동해야 함을 일깨워 준다. 일부 파시즘에 대한 정의를 다양한 사람의 관점에서 해석한 것은 색다른 관점에서 읽어볼만 하다.



4부와 6부에서는 미래와 표현의 자유를 언급한다. 사회주의국가를 꿈꾼 조지 오웰은 보편적인 사회주의에 임금 수준, 민주주의, 세습적 특권 등에 대한 기준이 추가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지 오웰의 소설의 여러 부분에서 개인의 자유가 탄압받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는데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가장 큰 위협을 자기 검열에 나서는 이들의 비겁함을 꼽았다.


이 책에 포함된 글들의 대부분이 1940 년대 중반에 쓰여진 글이지만 현재에도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는 것 같다. 역사가 끊임없이 반복된다고는 하지만 조지 오웰이 다양한 사회적인 이슈에 제기한 질문과 생각에 대해 여전히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많은 것 같아 보인다. 


참고로, 전차잭으로 읽다 보니 가장 큰 장점 중의 하나가 관심있는 구절을 쉽게 마킹하고 한꺼번에 볼 수 있다는 점인 것 같다. 사실 이 책과 같이 각 장마다 각주가 포함된 편집의 경우 종이책에 비해 바로 각주를 보기 힘들다는 단점은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전자책이 주는 편리함의 장점이 있기 때문에 이정도의 단점은 상쇄될 수 있을 것 같다.